정신건강분야와 예술심리치료
18세기 이전까지 의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정신병치료분야가 19세기에 들어와서 간호사와 업무를 분담하게 되었고, 20세기부터는 정신병분야가 특수한 분야로 전문화됨에 따라 1910년대부터 활동요법은 주로 자원봉사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져 왔다.
1910~1915년 사이에 발표된 활동요법사(activity therapist)들의 논문들이 창작예술을 통한 치료로서 예술치료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존슨(1990)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들이 작업요법 중에 활동요법의 일부로 머물다가 1940년대에 와서 작업요법(occupational therapy)이 전문직종으로 탄생하게 되자, 1950년대에 활동요법이 작업요법에서 분리되어 나왔고, 1960년대에 와서 활동요법이 창작예술치료(creative arts therapy)와 레크리에이션 치료로 분리되면서 활동요법이라는 직종은 없어지고 행정상의 명칭만 남게 되었다.
예술심리치료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무용치료와 음악치료가 1950년대 초에 전문학회 창립을 선두로 해서 미술치료가 1960년대, 연극치료가 1970년도 후반기에 생겨나게 된다.
예술요법과 재활요법,작업요법의 공통점이라면 심신의 건강을 위한 치료가 어떠한 활동을 통하여 이루어 진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다른점이라고 한다면 그 활동의 성격과 기대하는 치료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작업요법의 경우 어떤 물리적인 일을 통하여 주로 기능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신체장애자나 정신병환자의 경우 어떤 행동의 변화가 요구될 때 구조화 된 작업을 함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창작을 통한 자신의 표현은 오히려 지양되는 경우도 있다. 재활요법의 경우도 보이는 구체적인 작업을 통하여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볼 때 개인의 무의식의 세계를 창작 예술을 통하여 표현하여 의식화한다는 차원이 있고, 정신성장과정을 촉진시킨다는 차원이 있는데, 이것이 곧 개성화의 과정이 된다는 입장의 예술치료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1980년대 후반기부터 진보적인 병원에서는 예술치료를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분리한 경우와 예술치료사가 모든 활동요법분야를 관할하는 등의 발전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선견지명이 있는 정신건강 전문가들과 예술인들에 의하여 예술치료를 시행해 오고 있다가 1982년 11월 15일에 임상예술학회가 창설되었다. 서구의 경우와는 달리 한국임상예술학회는 처음부터 예술분야를 총망라하여 그 정의를 “그림,조형,공예,음악,무용,사이코드라마,인형극,시,독서 및 기타 여러 가지 창조적 행위와 표현활동을 통한 예술요법의 각 분야를 위시하여 예술표현정신병리학 및 병적학의 분야들 많은 종류와 여러차원에 걸친 각종 활동을 포함한다.”고 학회보 제1권(1983)에서 밝히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는 각 예술치료가 독립적인 노선을 지키다가 1985년부터 개최되어 오고 있는 미술,무용,음악,연극 등의 예술치료협의회가 만들어진 취지와 흡사한 점이 있다.
예술치료가 국내외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과학,물질,지성 만능주의로 치우쳐온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위기라고 할 수 있는 노이로제,우울증,마약,비행 등의 문제가 생물학적인 치료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개인의 정신세계나 한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 어느 한곳으로 지나치게 치우치게 되면 반동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필연이라 하겠다. 예술치료에서의 예술작업은 그 자체가 심리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공감대적인 그릇(emphatic vessel)과 적절한 치료환경(facilitating environment)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아동,청소년,폭력의 희생자,치매노인 등과 일반인등도 보다 건전해지도록 하기위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현재 국내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정신적인 문제들, 아동, 청소년과 기타 소외된 계층의 문제에 있어서 예술치료의 실용화와 전문화는 시급하다고 하겠다.